2023 미래작가상 심사평

■ 총평
2023 미래작가상 공모에는 개인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거나 대상의 표면을 필터링 없이 포착한 작업들이 많았으며 각자만의 시각으로 사진이미지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역대최고의 참여자 수인 328명을 기록하였으며 작업의 시작점에서 깊이 있게 고민하고 있는 지원자들의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심사과정은 1차 온라인 심사에서 총 9명의 작업이 선발되었으며 2차 인터뷰 심사에서 심사위원의 전원 합의로 최종 5인의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김가은의 “어떤, 어떤 장면” 작업은 엄마와의 관계에서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을 이미지로 시각화하고 있으며 엄마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박하은의 “Feeling in Between”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도기적 과정 속에 있는 이들의 불안감을 인물, 풍경, 정물 등의 방식으로 구사한다. 송상현의 “병원”은 사진이라는 매체로 윤동주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작업으로 그에 관한 모든 기록물을 수집하듯이 촬영하고 있으며 윤동주의 시선과 그가 바라보았을 풍경을 기록한다. 박정윤의 “NECAMERAMANCY”는 에세이 필름 작업으로 작가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자동필름카메라를 대상으로 강령술을 하여 기묘한 영상 퍼포먼스를 담은 작업이다. 홍준협의 “타임머신”은 두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이야기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다. 2023 미래작가상 수상자가 차세대 작가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2023 미래작가상 공모에 참여한 328명의 모든 지원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심사위원 김세진
미래작가상은 2022년에 영상부분이 신설되어 올해에는 사진과 영상분야에서 각 3명과 2명의 수상작이 선정되었다. 심사의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둔 앞으로의 작업적 성장 가능성과 더불어 전달하고자 하는 작품의 주제가 간결하며 집중적으로 잘 표현되고 있는가 그리고 사용하는 매체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를 고려하여 심사에 임하였다. 사진의 경우 재단의 역사에 비례해 적정 수준의 작품들이 다수였으나 이제 시작인 영상분야의 경우 수작을 가린다기보다는 보편적 기준에 적절하게 부합했는가에 만족하며 수상작을 선정하였음을 밝히고자 한다.
박하은의 사진들은 성장기를 거치는 시기의 알 수 없는 아픔과 이해할 수 없이 나약하고 불안한 감정들을 탐구한다. 그 탐구의식은 사진을 통해 기록하고 수집함과 동시에 이론의 원천을 찾아 헤매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 현실이라고 하는 단단한 굴레와 그것을 뛰어넘는 이상과의 괴리의 간격을 좁혀 일종의 개인적 불안을 극복하고자 함과 동시에 또래의 집단적 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행위를 이미지와 텍스트 그리고 책이라고 하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돋보였다.
(...)
끝으로 수많은 공모 시스템을 통해 작가가 발굴되기도 하지만 그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어쩌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는 창작의 긴 시간의 여정안에 아주 작은 순간을 할애해 자신의 작업을 돌아보고 타인의 객관적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해 보기를 바라며 그런 의미에서 지원자 모두의 용기에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 심사위원 박지수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찍는 일에 몰입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이미지의 힘을 믿게 된다. 카메라로 모든 걸 기록할 수 있고, 그 이미지로 모든 걸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카메라와 이미지의 힘을 믿기엔 그 안에 담기는 세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투명하지 않았고,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았다. 게다가 사람의 의도로 만든 이미지와 소프트웨어의 알고리듬으로 만든 이미지의 구별이 점점 사라지는 지금의 시대에서 카메라와 이미지의 힘을 믿는 일은 광신도와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카메라와 이미지의 동네를 떠나지 못하는 한 사람으로서 여전히 믿어보고 싶은 구석이 있다면, 카메라와 이미지의 힘 그 자체가 아니라 카메라와 이미지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발현되거나 변화하는 어떤 시선들이다. 이미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을 의도와 의미라는 이름으로 장면에 주사하기보다는, 미처 스스로 알지 못했던 것들을 카메라와 이미지를 통해 발견하려는 그 시선과 조우하기를 기대하며 심사에 임했다.
(...)
박하은의 사진 작업 ‘Feeling in Between’은 20대 초반 인물들의 초상과 그들의 우울한 정서, 이들의 생활 환경과 주변 풍경들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다. 그러면서도 청량한 톤의 인물사진, 색감이 돋보이는 풍경사진들이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경험한 우울감을 바탕으로 시선을 확장해 주변 또래 친구들의 상황을 함께 살피며 작업이 시작된다는 점, 작업 안에서 다루는 인물군들을 향한 작가의 인식과 시선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인물과 풍경, 정물, 컬러와 흑백 등 다양한 방식을 구사해 작업을 구성한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했다. 다만, 다분히 한쪽으로 치우친 인물군의 범위, 몇몇 이미지에서 드러나는 클리셰들, 자신의 설계한 작업적 키워드를 다소 삽화처럼 묘사하는 몇몇 풍경 이미지 등은 작업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 보완해야 할 숙제로 판단되었다.

■ 심사위원 윤정미
2023년 미래 작가상 심사에 많은 젊은 사진가들이 좋은 작업들을 출품해 주셨습니다. 그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사진부문 3명, 영상부문 2명 등 5분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넵니다. 또한 이번 기회에는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젊은 작가들에게는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등 일희일비하지 말고 본인의 좋아하는 작업을 꾸준히 지속하기를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계속하다보면, 또 다른 좋은 기회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사진작품을 심사하였을 때에도 좋은 작업들이 많이 눈에 들어왔습니다만, 총9명의 최종 인터뷰을 통하여 작가의 작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작가 여러분의 열의와 진솔함에 감동을 하였습니다. 그간 어떻게 작업을 진행시켜왔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는가 등을 알수 있었으며 세명의 심사위원들에게서 좋은 조언들을 들을 수 있어서 비록 금번에는 선정되지 않았어도,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을 마주하고 객관화할수 있는 시간으로, 앞으로의 발전의 토대가 될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사진이란 예술 매체는 처음의 진입장벽이 낮고, 소재주의나 여러가지 면에서 참여하기 쉬운 쟝르입니다. 반면에 그에 따라 사진 작품이 상호간의 차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해지며, 그 시대와 유행의 파도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작가 스스로 자신의 중심을 잡아야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자기 자신을 더욱 객관화하고 내면으로 침전하면서도, 동시에 외부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잊지 않고 있어야합니다. 타자와의 경쟁이 아닌, 자기자신의 작업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지속해 가야 합니다. 다시 한번 이번에 선정된 김가은, 박하은, 송상현, 박정윤, 홍준협 5명의 젊은 작가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인사 전합니다. 아울러 사진과 영상 작가들을 위한 박건희문화재단의 꾸준한 도움주심에 감사드리며, 이번에 아쉽게도 떨어진 젊은 작가들에게도 응원을 전합니다.





2023 미래작가상 1:1 튜터링

윤정미 사진작가
어떤 자리에서 박하은을 짧게 만난 적이 있다. 차분한 학생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미래작가상 심사에서 박하은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대학생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작업들이 있었다. 포트폴리오를 심사하던 날에는 박하은을 비롯하여, 긴장한 모습으로 자신이 만든 사진책을 건네 보여주던 학생들도 있었다. 내가 대학생일 때는 미래는커녕 당장 졸업을 앞두고도 특별한 계획 없이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관리도 잘하고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박하은은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분주한 생활 속에서 틈틈이 촬영한 사진들을 보여줬다. 그러나 조급함 없이, 차분하고 꾸준하게 사진을 찍는 느낌이었다. 심사를 마치고 멘토링하는 과정에서도 박하은은 전과 같은 작업량으로 자신의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가는 성실함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나는 박하은이 글과 그림, 편집 등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는 학생임을 알았다.

박하은은 자신이 다니는 대학, 경산의 풍경과 그곳에서 만나는 친구들의 포트레이트를 통해 과도기적 시기의 청년들이 느끼는 불안을 표현한다. 무표정하고 공격적이지 않은 얼굴들, 원룸 광고 전단지가 붙은 벽, 교각 밑의 꽃과 전기 요금 고지서 봉투 등 그가 찍은 피사체들은 내가 대학 생활을 하던 당시 서울의 대학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는 한국 사회의 경쟁적인 분위기를 떠올리면서, 어쩌면 지금의 청년들이 겪는 불안감이 전보다 더 클지 모르겠다고 짐작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삶은 편리해졌지만, 빠르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만큼 애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박하은의 사진은 무심하고 정적이며, 동시에 따뜻하다. 그것은 내가 박하은에게서 느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두가 비슷하게 느꼈던 불안한 기억들, 특히 순수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과 함께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토로하던 날을 기억한다. 과거와 다를 바 없이,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작가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새로운 직업을 찾는다. 그것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박하은 사진 안팎에 있는 모든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잘 될 거야. 건강히 잘 지내길.”





2023 Mirae Award Tutor’s Statement

Jeongmee Yoon, Artist
I met Haeun Park once briefly at an event and was impressed by her calm demeanor. Later, during the screening process for the Mirae Award, I encountered her photographs. Her work was so exceptional that it was hard to believe a college student produced it. On the portfolio review day, she and other students nervously handed over their photobooks. Reflecting on my college days, I realized I had lived without any special plans, even until graduation, let alone for the future. In contrast, today’s college students are pretty good at managing their grades and are thoroughly preparing for their futures.

Haeun Park shared Photos that she took during her spare time while living a fast-paced life in both Seoul and Daegu. Despite her busy schedule, she seemed to take her time and photographed calmly and steadily. Even while monitoring her after finishing her evaluation, she demonstrated her sincerity in leading her project and managed the same workload as before. Through this process, I realized that she is a student with outstanding abilities in various fields, such as writing, painting, and editing.

Haeun Park captures the anxiety young people experience during times of transition through her photography of Gyeongsan, the university she attends, and the people she meets there. Her subjects include deadpan and non-aggressive facial expressions, flyposted walls covered in advertisements for studio apartments, flowers under a bridge, and electric bill envelopes. These scenes closely resemble the university district in Seoul from when I was a college student. I guessed that the anxiety experienced by today's youth might be more significant than before, considering the competitive atmosphere in Korean society that is intensifying over time. Although our lives have been made more convenient and more accessible with the advancement of technology, we have to work hard to survive in a fast-changing, complex world. Nevertheless, her photographs are indifferent, static, and warm at the same time. This is the impression I get of her.

I remember the uneasiness everyone felt after graduating from college. I also especially remember the day when I discussed my uncertainty about the future with my friends who majored in fine arts. Like in the past,  many art majors still give up their dreams and look for new jobs because the future of being an artist is uncertain. That has not changed until today. But I want to tell all her friends inside and outside of her photographs, “It's going to be okay. I hope you stick with it.”





2023 미래작가상 아티스트 토크







2024 천만아트포영 전시 아카이브



재단법인 천만장학회가 삼천리그룹과 함께하는 2024 ChunMan Art for Young이 총 33명의 현대미술 인재를 선발하였습니다.  이번 심사는 로렌 영(Lauren Young)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와 토모코 야부매(Tomoko Yabumae) 도쿄도 현대미술관 큐레이터를 비롯한 국내외 유수 전문가들의 두 차례에 걸친 심사 과정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성공적이었던 2023 ChunMan Art for Young에 이어, 2회차를 맞은 올해 공모에서도 국내외 많은 인재들이 참여해 주신 덕분에 성황리에 공모전이 진행되었습니다. 우수한 작품이 많았기에 심사의 어려움도 컸지만, 이틀간 진행된 개별 크리틱과 최종심사를 통해 작가의 작업세계를 심도 있게 살피는 과정을 거쳐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ChunMan Art for Young은 수상자 여러분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함께, 대한민국 시각 예술계를 이끌어 나갈 인재 발굴에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ChunMan Art for Young이 계속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 드리며 지원자 여러분들의 열정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2024 ChunMan Art for Young이 선발한 시각 예술 인재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혜택이 제공됩니다. 
■ 수상자 33명 전원 전시 기회 제공
天: 장학금 1,000만 원 / 1명
地: 각 장학금 700만 원 / 2명
海: 각 장학금 500만 원 / 3명
人: 각 장학금 300만 원 / 27명 
인기상: 장학금 100만 원(1명/수상자 대상 (본인 제외) 온라인 투표 진행 및 중복 수여)

다시 한 번 수상자 분들께는 축하를, 아쉬운 결과를 받게 된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는 5월 13일부터 31일까지 여의도 삼천리빌딩에서 수상자들의 작품으로 전시가 예정되어 있으니, <2024 ChunMan Art for Young> 전시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청합니다.  





2024 전주국제사진제 자유발언전 아카이브





2024 K-청년 사진영상 작가 양성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심사평

■ 국립현대미술관 이민아 학예연구사

‘나’에서 비롯된 세계 읽기

120명의 출품작은 각 작가의 관점과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달랐다. 작품 경향은 크게 시각적인 이미지 구현 방식, 작가의 개념 및 시각탐구, 매체 실험의 세 자기 속성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이 세 가지 특성을 모두 포함하는 작업도 있지만 대개 두 개의 특징을 공통 부문으로 보유하고 있다.

‘나’라는 주체에서 출발한 주제가 다수 포함되어 여기서 파생된 작업의 지형도와 갈래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가령 고향과 먼 도시의 학교를 다니게 된 작가들의 작업을 살펴본다. 첫 번째, 성인이 되어 독립적인 환경에 홀로 놓임으로써 느낀 고독과 불안, 외로움과 같은 개인적 감정에 집중한 사진, 두 번째, 원가족과 떨어져 학교에 다니며 심적, 물리적 거리감을 획득한 후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관계를 탐색한 작업, 세 번째, 학교와 고향을 오가는 길 위에서 발견한 도시 풍경을 해석한 작업들은 한국 사회의 현재를 보여주기도 한다. 나에서 출발한 작업은 가족(타인), 환경으로 포착의 대상과 주제는 같으면서도 다르게 구축됨을 알 수 있다.

물론 작업 노트를 읽지 않으면 작업의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SNS 피드를 종횡하는 정방형, 세로형 이미지처럼 미적으로 아름다우며, 색감으로 작가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하는 방식을 택한 작업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디지털 사진이지만 1990년대 노스텔지어가 묻어있는 작업은 그야말로 잘 찍은 작업이다. 모든 작업에 의도가 내비춰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미의 층위가 알레고리처럼 존재해 작가의 의도와 관람자의 해석이 자유로운 교류가 촉발될 작업에 기대가 컸다.

이에 표면적인 이미지, 분위기, 심상 너머의 작가의 작업 의도가 보이는 작품에 높은 점수를 책정했다. 기성세대 작가의 작업 중에서도 시대가 변해도 계속 전시되거나 회자되는 작업을 예시로 심사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이렇듯 다양한 기획전과 비평에 거론되는 작업은 작가가 작업했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어느 시대든 진행형으로 다르게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작업, 그 방식이 거칠어도 메시지가 명확하게 있는 작업이 시각적으로 진솔하게 다가왔다. 자기라는 거울을 통해 타인, 세상을 엿보려는 시도 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지표가 보이는 작가가 꾸준히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물론 자신이 집중하는 피사체, 관계 속에 발생한 이야기를 가장 없이 촬영하고 보여주기의 어려움도 이해한다.

120명의 지원자의 주제는 각기 달랐지만 그 안에는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령 심리적으로 어려운 존재인 아버지,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개인의 상처, 불안, 사랑의 모습이 보였고, 한국 내의 남성 가장의 역할에 대한 일반적인 모습과 대상에 대한 작가의 기대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반면, 어머니, 할머니를 다루거나 그들이 등장하는 작업은 농촌, 고향, 쓸쓸히 낙후되어가는 도시안의 무언의 돌봄처럼 정서적인 시간성이 보여졌다.

신진작가로서 자신의 작업세계를 점차 첨예하게 구축시킬 작가들이 더 많은 작업, 레퍼런스를 통해 작업세계의 깊이를 더해나가길 기대한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이나 상처를 용기있게 표현한 작업은 타인에게 용기와 공감의 기회를 제공했음이 분명하다. 기술의 고도화로 정밀한 이미지 표현이 수월해진 현시점과 앞으로의 예술계에서 요점은 작가만의 꾸준한 의식의 표현일 것이다.